[이데일리] (전편에 이어서) 주식하는 사람에게는 주가가 떨어질 때 일에 대한 의욕이 꺾이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L회장에게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종합지수가 2,000P 이상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나에게 여러 번 자신 있게 말해왔다. 그런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자 대규모 자금투입계획을 철회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세 번 만나던 것이 1995년 4월 들어서부터는 한 달에 두세 번으로 줄어들었다.
이때 나는 ‘사람을 불러놓고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상황도 아니었다. 6월에 L회장을 만났을 때 그의 안색이 너무 안 좋아서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잠시 병원에 다녀왔다고 말하면서 주식 때문에 너무 괴롭다는 말을 했다.
그가 직접적인 말은 회피했지만, 증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나의 경험으로 볼 때 굉장히 심각하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그가 처해 있는 사정은 대충 이러했다. 자금운용이 여의치 않아 우선 이 증권사 저 증권사에 가지고 있던 많은 계좌에서 대규모로 신용매수한 것이 주가가 폭락함으로써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L회장은 증권사 지점 여러 곳에 많은 계좌를 터놓고 있었다. 1994년 말에 L회장과 함께 여러 증권사의 지점장과 직원들을 함께 만났는데, 그들이 모두 L회장의 계좌를 관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나로서는 너무 어이가 없어 눈앞이 아찔했다. 그때 나는 ‘아차, 내가 너무 성급하게 생각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그리고 결국 1995년 7월을 마지막으로 L회장과의 관계는 끝이 나고 말았다. "다음편에서 계속...'
* 이데일리ON 김동조 소장의 칼럼은 시리즈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칼럼 더보기 [클릭] * 김동조 소장의 “주식홀로서기 파워분석법” 입문편(무료방송)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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