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편에 이어서) 또 그 당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각종 신문이나 방송에서 향후 주가가 1,500~2,000P까지 무난하게 갈 수 있다고 막 떠벌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대규모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큰 자금을 투입하는 데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던 중 마침 그와 친하게 잘 알고 지내던 후배의 소개로 하루 면접(?)을 보고 나를 선택했던 것이다.
그 날 L회장을 만나고 내려온 후 나는 곧바로 고려증권에 사표를 제출했고 사표는 그 해 12월 6일 수리되었다.
L회장은 아주 주도면밀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 같았다. 명동에서 증권사 지점을 하나 선택하는 데 무려 5개월에 걸쳐 명동 소재 전 증권사의 약정규모, 지점장 영업특징, 큰손들의 분포, 고객들의 성향, 직원들의 자질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파악해서 보고하도록 했다. 이왕 할 바에는 자신의 마음에 맞는 지점을 선정하겠다는 생각이었고, 본격적인 자금을 6개월쯤 뒤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나는 우선 고려증권 명동지점에 자리를 하나 확보한 뒤 명동지역에 있는 증권사 지점 하나하나를 샅샅이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약 27개의 지점이 있었는데 나는 매일 각 증권사 지점을 다니면서 고객인 체하고 직원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현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매일 명동으로 출근하여 마치 내 안방처럼 휘젓고 다녔다. 그리고 매주 L회장에게 조사상황을 보고하면서 주가전망을 담은 보고서도 함께 제출했다. 그는 이미 대규모 자금을 따로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 보유주식에 대한 전망을 수시로 나에게 묻곤 했다.
그렇게 L회장과의 잦은 만남을 가지면서 명동 증권가를 드나들던 중, 나의 주식투자관(觀)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명동 큰손과의 만남 V"에서 계속...
* 이데일리ON 김동조 소장의 칼럼은 시리즈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칼럼 더보기 [클릭] * 김동조 소장의 “주식홀로서기 파워분석법” 입문편(무료방송)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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